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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청소년 범죄 느는데 … 정부, 접속제한제 핑퐁게임만

by boza 2010. 11. 19.

 

원문보기:http://news.joinsmsn.com/article/aid/2010/11/18/4346253.html?cloc=olink|article|default

 

<중앙일보 홍혜현>

 #지난해 10월께 고교 3년생 A군(18)은 수능이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하루 종일 게임만 했다. 엄마가 야단치자 온갖 욕설을 퍼붓고 주먹을 휘둘렀다. 놀란 엄마는 맨발로 집 밖 공중전화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중학교 2년생 B군(14)은 게임에 빠져 학업을 거의 중단했다. 게임을 못하게 하는 엄마에게 대들기 일쑤였고 성격도 난폭해졌다. 게임 아이템을 사 주지 않자 엄마의 목을 조른 적도 있다.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이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16일 부산에서 중학생이 엄마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언제든지 일어날 소지가 있는 것이다. 여성가족부가 17일 공개한 청소년 게임중독 사례집에는 이들의 폭력 실태가 잘 드러난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게임을 시작한 중 1년생은 게임에 지면 동생을 때리거나 컴퓨터를 발로 찼다. 엄마가 게임을 못하게 하면 욕설을 하고 폭력을 휘둘렀다. 화장실에 가는 시간이 아까워 용변을 의자에 보며 게임을 한 중 3년생도 있다. 초등학교 6년생은 게임을 하기 위해 돈을 훔쳤다.

 여성부가 올 4~5월 초등학교 4학년과 중 1년생을 전수 조사한 결과 고위험 게임중독자가 각각 1만1181명, 901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군은 하루 4시간(초등생은 3시간) 이상 게임을 하며 대인관계 곤란, 심리 불안, 하루 수면 시간 5시간 이내, 금단증상 등의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다. 전남청소년종합지원센터 최연숙(37) 상담원은 “게임에 중독된 애들한테 맞는 엄마가 많지만 말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사는기쁨 신경정신과' 김현수 원장은 “학업 흥미 상실→부모와 가치관 충돌→게임 몰입→부모와 갈등 심화→(중·고생 때) 부모폭행·가출·절도 등으로 이어지며 이런 사례가 엄청 많다”며 “청소년 문제의 90% 이상이 게임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게임 중독 학생들은 새벽까지 컴퓨터를 한다. 서울 면목고 송형호 교사는 “일선 학교에 물어보면 한 반에 12~13명이 한밤중에 온라인 공간에 모여 새벽 3시까지 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원장은 “자정~오전 6시에는 청소년이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는 '셧 다운제'를 도입하고 폭력성 기준을 더 엄격히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현재는 여성가족부 업무)가 셧 다운제 도입, 게임 가입 시 부모 동의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반대에 부닥쳐 있다. 문화부는 게임산업 육성을 중시하는 탓인지 개정안에 반대하다 14세 미만(여성부는 19세 미만 모든 청소년)에게만 셧 다운제를 적용하자고 입장을 수정했다. 문화부 김재현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19세 미만으로 하면 대학생도 포함될뿐더러 회피 방법(부모 명의 도용)이 많아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여성부 김성벽 청소년보호과장은 “부산 사건을 일으킨 학생은 15세였다”고 반박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홍혜현 객원기자(KA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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